≪ 기조발제 2 ≫


  - 인터넷 유해정보추방을 위한 민간네트워크 방향과 과제

  - 권장희(음란폭력성조장매체대책시민협의회 총무)


1.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되는 정보화사회

 

요즘 학교 선생님들의 증언에 따르면, 교육부의 학교 정보화 사업 덕택에 모든 학교에 컴퓨터실과 인터넷 전용선이 공급된 이후에 뚜렷한 변화가 한가지 있는데 그것은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으로 뛰쳐나가던 아이들이 컴퓨터실로 달려간다는 것이다. 춥거나 덥거나 뛰어놀던 우리 오프라인 세대들의 어린 시절과는 사뭇 다른 온라인세대의 청소년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명절 때, 어른들이 모여 고스톱을 치는 것처럼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 몰려앉아 온라인 게임에 빠지고 있으며, 실제로 온라인으로 고스톱을 치고 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 몰려 있는 것이 눈에 거슬린다고 밖으로 쫓아내려 고함도 치지만, 이미 아이들이 어촌에서 물고기를 받아먹다 잡아먹는 방법을 잊어버린 페리카나처럼 밖에서 노는 방법을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 회사의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무인도에 간다면 무엇을 가지고 갈 것이냐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과거에는 음식이라고 답했지만, 올해에는 컴퓨터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제 젊은 세대에게 있어서 컴퓨터는 먹고 마시는 생존의 문제와 같은 것이 되었다. 대학가에 당구장 숫자보다 피시방 숫자가 더 많아진지 오래되었고, 온라인 게임이나 온라인미팅 사이트 하나의 회원수가 1천만명에 육박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오프라인의 인간의 일상이 이미 온라인 세계로 옮겨졌다. 지난 해 가장 유행한 단어가 "엽기"라는 온라인 문화라는 점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오프라인에서 일어났던 사회적 문제들이 온라인의 네트워크 특성과 결합되어 온라인 속에서 훨씬 광범위하면서도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정보산업, 정보사회화의 구호 속에 급속하게 이루어지는 이러한 "이민"현상을 주도하는 층이 청소년과 20-30대 청년층이기 때문에 이들이 만들어가는 문화일탈 행위가 다양한 범죄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80년대 대학생 범죄의 대부분이 시국사범이었는데 지금은 온라인범죄(해킹, 음란물거래, 사생활침해, 원조교제 등)가 단연 으뜸이라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2. 온라인 민간감시단 네트워크 구축의 의의


지난 10년동안 음대협을 통해 오프라인의 음란물추방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 오면서 안타깝고 우려되는 것은 모든 학교에 인터넷이 공급되고, 전국에 30만여개의 pc방이 영업을 하고,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온라인 게임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외형의 규모에 비해 청소년보호, 교육적인 컨텐츠, 밝고 건강한 온라인 청소년문화를 조성하는 위한 공익적인 투자나 활동이 너무나 빈약하다는 점이다. 인터넷 성인방송들이 난립하여 저질경쟁을 해도 이를 모니터링하고 제도적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에 중독되고 있지만, 이들을 상담하고 치료하는 전문기관조차 하나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형편이다. 청소년들이 인터넷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인터넷 속에는 이들을 돈벌이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업자들만 넘쳐날 뿐 대안적인 정보 콘텐츠를 찾기가 쉽지 않다. 또 청소년들이 인터넷이란 새로운 도구와 일상을 어떻게 받아드리고 활용해야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절대적인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과격한 진보주의를 표방하는 일부 단체들로 인해 최소한의 사회적 우려 마져도 덮여지고 있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온라인 민간감시단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구구절절이 설명하자면, 한이 없을 만큼 절박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가 자기문제가 아닌 공익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공공선을 확대재생산하기 위한 공익기금 조성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대응방식이 낮선 온라인 민간감시단 활동이 자생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날 것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방송수익 중 일부를 방송발전기금으로 조성하여 시청자 민간운동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처럼, 영화수익 중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으로 조성할당하여 순수예술 생산에 재투자하는 것처럼, 정부는 정보통신 산업 분야에도 공익기금을 조성하여 정보화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투자와 공익적 컨텐츠를 공급하기 위한 생산활동을 우선적 과제로 삼아야할 것이다. 그 일환으로 기존에 오프라인에서 민간감시단 운동을 전개해 온 단체들이 온라인 상에서도 동일한 운동이슈를 살려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온라인 전문감시단체들을 분야와 특성에 맞게 전문화하는 일을 도와야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 자리를 준비한 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노력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3. 온라인 민간단체 네트워크를 위한 제언


1) 네트워크의 구성에 있어서 확인해야할 원칙

지난 해 12월초에 전국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실무자 워크숍에서 연대의 틀을 논의하면서 몇가지 원칙을 확인한 바 있는데 이는 온라인 민간단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데 있어서도 동일하게 확인해야할 요소라고 생각된다. 가장 우선적인 원칙은 온라인 민간감시단체 네트워크는 관변단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민간감시단체가 갖고 있는 독특성과 강점은 정부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성을 갖고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강점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하는 네트워크는 별 의미가 없다.

두 번째 합의되었던 원칙은 단체 네트워크는 활동을 중심으로 한 연대여야한다는 점이다. 단체부터 만들어놓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시민운동적 과제들을 공동으로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대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사안별 연대를 통해 단체들 상호간의 이해와 신뢰를 구축해 가면서 네트워크 조직을 만들어가야한다. 이러한 과정이 존중될 때에만, 관변화를 막고 민간단체의 실질적인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2) 네트워크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과제들
지금 온라인 환경에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유해정보의 범람과 이를 제한하려하는 시도가 개인의 사생활 또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 대립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해정보를 제한하는 방식에 있어서 유일한 강제 권한을 갖고 있는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달리함으로서 입장의 혼선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해 논쟁이 되었던 인터넷내용등급제 도입을 놓고 일어났던 일들과 그 전 해에 논쟁이 되었던 ISP의 불법정보차단소프트웨어 장착의무화 정책에 대한 반발 등이 이러한 혼란의 한 예들이다. 민간네트워크가 해야할 일이 여기에 있다. 우선 인터넷 시민운동단체 내부의 서로 다른 입장을 대화와 토론을 통해 이해하고, 과제를 연대를 통해 수행해 감으로서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 목적이 공공의 선과 인간의 존엄성,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공동의 노선과 입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부에서 형성된 운동의 이념들을 사회적으로 확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여론을 계도하고 수렴하는 역할을 감당해야할 것이다.

두 번째는 급속하게 온라인 환경으로 유입되고 있는 청소년들을 준비시키고, 양육(follow - up)하며, 일탈되는 청소년들을 치료하고, 교정하는 총체적인 과정에 민간감시단체 네트워크의 과제가 있다. 이 일은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민간감시단체들이 져야할 짐이 되고 있다. 정보수용자 매뉴얼들을 개발하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적용하여, 청소년들 스스로 유해한 정보를 걸러내고 유익한 정보를 창출하는 적극적인 생비자들이 되도록 단체들의 강점들을 서로 공유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이 일은 결과적으로 청소년들을 정보수용자운동 내지는 민간감시단 네트워크의 시민의 일원으로 이끌어 내게 될 것이다.

세 번째 과제는 네트워크는 온라인 상의 다양한 운동과제들을 특성화하도록 개별단체들을 지원하고 코디네이트하며, 컨설팅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특히 전체적인 시각에서 다양성 있는 활동들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개별단체 수준의 사업개발을 넘어설 수 있는 네트워크가 절실하다. 이 일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은 정보통신부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민간단체 지원예산이 프로젝트 사업공모 방식으로 집행하는 것이다.

네 번째 과제는 온라인민간감시단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단체의 실무자들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인 투자로 환경운동분야에 많은 운동 전문가들을 배출한 것처럼 이제 정보통신, 온라인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배출되는 구조를 만들어가야한다. 이는 사회적 자산을 키우는 일로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제도적인 장치 마련을 위한 연구사업을 지원해야한다. 온라인 게임의 시장점유율에 비해 이에 대한 영향력을 검증해 낸 연구자료가 빈약하고, 온라인 환경에 대한 연구기관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민간감시단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연구팀이 뒷받침되어야한다. 민간단체 네트워크는 온라인의 특성 상 국제연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개별단체 차원에서 국제연대에 한계가 있는만큼 네트워크를 통한 국제심포지움, 외국단체와의 교류, 정보교환 등의 가교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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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제자 소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처장
 음란폭력성조장매체대책시민협의회 총무
 영상물등급위원회 PC게임물 등급분류위원
 청소년보호위원회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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